귤처럼 노란 피부, 감피증
사람은 후각으로 냄새를 맡고, 미각으로 맛을 감별하며, 시각으로 물질의 색깔을 감지하고 그 색의 차이를 구별해 낸다. 그런데 지금까지 세계에서 발견된 표준색은 165종에 이르고, 인간이 세밀히 구별하여 육안으로 감별할 수 있는 색은 3,000여 종에 이른다.
한의학에서는 심오한 오행 이론에 따라 색을 푸른 색, 붉은 색, 누런 색, 흰 색, 검은색 무리로 나누고, 이 오색을 인체의 장기나 방위와 연계시킨다. 서도 창인 '맹인덕담가'에 이러한 이론이 잘 드러나 있다.
사바세계 남성부주 해동제일 대한민국이요
불선명당 신조경은 여시아문에 일시불인데
동방에는 청제지신 남방에는 적제지신
서방에는 백제지신 북방에는 흑제지신
중앙에는 황제지신 오방제신 하감하사
소원성취 발원이요...
즉, 동쪽은 푸른 색, 남쪽은 붉은 색, 서쪽은 흰 색, 북쪽은 검은 색, 중앙은 누런 색에 해당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토마토 주스와 당근 생즙도 지나치면 곤란
그런데 가끔 피부색이 지나치게 노랗게 변하여 황달이 아닐까 걱정하는 여성들이 있다. 그렇지만 대개 치료에 큰 어려움이 없는 감피증일 경우가 많으니 지레 겁을 먹을 것은 없다.
조선시대의 과거에 황감제라는 것이 있었다. 일명 감제나 황감과라 불린 이 과거는 제주도에서 귤을 진상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치렀던 시험으로, 예전에는 귤이 나는 것을 기념해 시험을 볼만큼 귤이 귀했다.
그러나 요즘은 귤이 흔해 지나치게 많이들 먹다 보니 손바닥이나 얼굴 등의 피부가 황달에라도 걸린 것처럼 노랗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귤 때문에 황달에 걸린 듯 피부가 노랗게 바뀌는 병증을 바로 감피증이라 한다.
감피증은 점액수종, 요독증, 시몬즈 병 따위로 카로틴 대사에 장애가 생겼거나 귤, 토마토, 당근, 호박처럼 카로틴이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 지나치게 침착되었을 때 나타난다. 따라서 미용에 좋다고 토마토 주스나 당근 생즙을 거르지 않고 날마다 과도하게 섭취하면 감피증에 걸릴 수 있다.
카로틴은 비타민 A다. 지용성이어서 피하지방이나 지질 함량이 많은 각질층에 축적되므로 전신 피부에 감피증이 올 수도 있지만 특히 각질층이 두꺼운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많이 나타난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에는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감피증은 황달과 달리 눈의 흰자위가 누렇게 변하지 않고 자각증세가 없으며 카로틴을 적게 섭취하면 쉽게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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