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감염을 방지해 주는 오로, 오로불하, 오로부절증
태아를 분만한 후 자궁체 점막 상처 부위의 분비물과 경관 및 질 등의 혈액이 섞인 산후 분비물을 '오로'라고 한다. 오로는 혈액, 점액, 탈락막 세포를 비롯한 세균 등이 섞인 혼합물로, 분만으로 생긴 자궁의 상처 부위에 세균이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고 치유하기 위한 생리 현상이다.
색깔이나 양, 성분 등은 산후 일수에 따라 다르며, 총량은 초상부가 경산부보다 적은 편이기는 하지만 500~1,500cc 정도로 비슷하다. 이 가운데 3/4가량은 분만한 지 사나흘 만에 배설된다.
분만 직후와 다음날에는 붉은색을 띠는 오로가 나오는데, 이것은 응고되지 않은 순혈액 성분이다. 자궁의 상처 부위가 아물기 시작하는 산후 4~8일 즈음에는 오로의 백혈구가 증가하고 색깔도 변하면서 고기즙과 같은 갈색 오로가 배출되는데, 땀냄새와 비슷한 경우도 있다. 산후 9일이 지나면 오로의 백혈구는 더욱 증가하여 누런 크림 빛을 띠다가 3주가량 되었을 때는 아예 흰색을 띠고 4~6주 사이에 분비가 끝난다.
오로가 분비될 때는 외음부의 오염이 심해져 세균이 침입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외음부의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적어도 분만 3일까지는 3~5시간마다, 그 뒤 1주일은 하루 2회 정도 반드시 소독된 탈지면으로 분비되는 오로를 질부위에서 항문 부위 쪽으로 닦아 주어야 한다. 산후에는 외음부뿐 아니라 온몸을 깨끗이 해 주어야 하지만 목욕을 하기는 어려우므로, 산후 경과가 좋을 경우 분만 4~5일부터 더운 물에 타월을 적셔 땀이나 분비된 유즙, 그리고 불순물로 불결해진 몸을 가볍게 닦아 주는 것도 좋다.
오로가 나와야 할 기간에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자궁에 고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오로불하'라 한다. 산모의 회복이 빠른 경우에는 더러 아무 탈도 없이 일찌감치 오로가 끝나기도 한다.
자궁이 제대로 수축되지 않아 쉽게 복구되지 않거나 자궁이 뒤쪽으로 젖혀진 상태일 때, 또 자궁 안에 어혈이나 난막 등의 잔유물이 있을 때, 그리고 방광이 충만해 있거나, 분만할 때 출혈이 심한 경우 이러한 '오로불하'가 생긴다. 이러한 원인으로 오로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으면 복통이 심하고 가슴이 답답하며 열이 나며, 배출되는 오로에서는 악취가 난다.
오로불하와 달리 산후 자궁 안에 고여 버린 어혈이나 태반 잔유물 때문에 산후 4~6주가 지나도록 끊임없이 비린내가 나는 오로가 흐르는 상태를 '오로부절증'이라 한다. '오로부절증'이 있으면 신체가 쇠약해지면서 얼굴이 누렇게 되고 하복통이 심해 허리가 끊어질 듯이 저리고 아프다. 증세가 심해지면 얼굴에 핏기가 없어지면서 창백해지고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사지에 힘이 빠진다. 더러 심한 어지럼증과 갈증에 시달리다 밤이 되면 뼈마디가 화끈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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