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부족 체기엔 귤껍질차
사람은 분주해서 금방 쓰러질 듯이 쩔쩔맬 때보다도 한가하게 되었을 때 병이 나기 쉽다. 우스운 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아플 겨를도 없다.'라는 표현은 아닌 게 아니라 사실인 것이다.
생명의 본질이 원래 '동'이요, 변화이고 보면 정체하면 병이 생기게 마련이다.
<동의보감>의 "기일즉체(기가 안일해지면 체하게 된다.)"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니 위 속의 음식물이 내려가지 않으면 체하듯이 전신의 원기가 순환되지 못하고 체하면 병이 된다는 것이다.
분주한 사람은 한가한 것을 갈망하며 "한거가이양지"로 적당한 휴식이 좋은 레크리에이션이 될 수 있음은 말할 나위 없다. 레크리에이션이란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는 뜻이니 그게 바로 양지인 것이다. 현대 생활은 바쁜 사람은 기계처럼 바쁜 반면에 한가한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이 지리한 것이 특징이다.
어떻게 하면 지리하지 않고 유쾌하게 시간을 보내느냐가 바야흐로 문명국들의 큰 문제가 된다고 하여 사람이라는 생물의 학명을 '호모 사피엔스' 대신 '호모 루덴스'라고 하자는 사람도 있다. 즐겁게 유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가하면 건강만 해칠 뿐 아니라 "소인한거에 위불선"이라, 마음마저 불건전하게 되는 것을 옛날부터 경계하고 있다.
고단하고 지치는 것은 반드시 중노동을 해서만이 아니라 놀아서도 생기는 것이다. 너무 한가로우면 질병이 생기기 쉽다. 대개 한가한 사람은 운동이 부족하고 들어앉아 포식만 하게 되니 경락이 불통하고 혈맥이 정체하게 되는 법이라.
"잘 사는 사람은 겉으로 보아 볼품은 좋으나 속은 괴롭고, 고달픈 신세의 사람은 겉은 초라하나 속은 편한 법이다."
팔자 좋게 가만히 앉아 잘 먹고 편히 지내면 병이 생기니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하며, 기체가 심한 경우에는 '율피일물탕'을 쓰면 된다고 하였다. 귤껍질을 물에 넣어 끓여서 차로 마시는 처방이다. 귤껍질은 새것을 청피라 하고 오래 묵은 것은 진피라고 하는데 한방 약물학에서는 육진팔신이라고 하여 오래 묵을수록 좋은 약 6종과 새것일수록 좋은 약 8종을 들고 있는 가운데 진피는 육진 중의 하나이다. 귤껍질에는 정유성분, 리모넨, 헤스페리딘, 비타민등이 들어 있어 방향성건위약이 된다는 것은 현대 약물학에서도 인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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