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감염과 질염의 원인
불결한 환경에 노출되었거나, 월경 등의 뒤처리를 잘못하여 외음부가 오염된 경우, 그리고 세균에 감염된 사람과 관계를 한 경우에는 트리코모나스, 칸디다, 임균 등에 감염되어 질염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세균은 질염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지만, 이 밖에도 질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과도한 성교와 자위, 질에 넣는 피임약, 피임 기구 등이 질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난소나 자궁을 적출했거나 임신한 상태일 때는 질염이 발병하기 쉬우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질의 자정능력이 떨어졌을 때 발병하기 쉬우므로 평소 질의 안쪽을 깊숙이 씻는 것은 좋지 않다.
질염이 생겼다면 속옷을 자주 갈아입어 음부 주위가 축축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하루 한두 번 가량은 따뜻한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하는데, 고삼을 한 줌씩 넣고 끓인 물로 질을 씻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염증이 심할 때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잠을 푹 자면서 몸과 마음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돌봐야 한다.
질염의 종류
(1) 트리코모나스 질염
번식력이 강한 트리코모나스균이 일으키는 질염으로 전체 질염의 40~50%를 차지한다. 트리코모나스 균은 질염뿐 아니라 외음염 바르트린선염, 요도염, 방광염, 자궁경관염 등을 일으키는 균이기도 하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이 생기면 쌀뜨물이나 누런 고름 같은 대하가 심해지고, 때로 거품 섞인 혈성 대하가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외음부가 몹시 가려우며 작열감과 통증이 따른다.
이 질염이 요도나 방광에 전염되면 소변이 자주 보고 싶어지는데, 소변을 본 뒤에 불쾌감이 남거나 아예 배뇨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대하로 축축하고 불결해진 외음부와 질은 벌겋게 짓무르며 민감해져서, 성교를 할 때면 통증과 출혈이 심해지고 불감증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2) 칸디다 질염
칸디다 곰팡이균이 일으키는 질염으로 알코올 중독이거나, 당뇨병, 다모증 등이 있을 때 잘 생기며 비만 때문에 음부가 항상 축축하거나 여성 호르몬제와 항생제를 마구 쓰는 여성에게도 잘 생긴다.
일단 감염되고 나면 트리코모나스 질염과 마찬가지로 외음부가 몹시 가렵고 작열감과 통증이 생기면서 대하가 많아진다. 급성일 때는 외음부가 벌겋게 붓고 축축해지며,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따른다. 그러다 만성이 되고 나면 외음부의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두꺼워지고 질 근처나 외음부에 비지 같은 하얀 막이 생긴다.
(3) 노인성 질염
갱년기를 지나 폐경기에 이르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적게 분비되거나 아예 없어지면서 질 점막이 위축되고 엷어진다. 이에 따라 병균에 대항할 질의 저항력이 떨어지므로, 이러한 상태에서 섹스를 하거나 외상을 입을 경우, 또는 피임 기구 등으로 자극을 받아 상피 조직이 벗겨지고 손상을 입을 경우에는 세균에 감염되어 노인성 질염이 생기기 쉽다.
이때는 음부가 몹시 가려우면서 물 같은 대하가 나오며 질점막은 벌겋게 짓무른다. 이보다 증세가 심해지면 외음부의 음모가 빠지며 혈성 대하가 생긴다. 또 성교를 하고 난 뒤에 출혈이 생기며 외음순이 줄어들거나 늘어나기도 한다.
(4) 세균성 질염
세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세균성 질염은, 질을 자주 닦는 깔끔한 여성들에게 오히려 많이 발병한다. 여성의 질은 산성인 것이 정상이지만 너무 자주 씻으면 산도에 이상이 생겨 외부의 세균에 감염되고 마는 것이다.
세균성 질염에 감염되면 옷을 적실 만큼 냉이 많아지고 냉에서 비릿한 생선 냄새가 난다.
그리고 외음부가 몹시 가려우며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심한데, 가려움증이나 배뇨통이 심하지 않아 감염되고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때 조산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질을 자주 씻는 것은 좋지 않다. 세정제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며, 세정제 겸용 비데도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