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전 갑작스러운 무월경과 스트레스
폐경기에 이르기도 전에 월경이 없어지는 무월경으로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러한 무월경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이 밖에 소파 수술 때문에 배란에 이상이 생기거나 자궁 주위에 염증이 생긴 경우, 그리고 자궁이 제자리를 잡지 못했거나, 내분비 장애가 있을 경우에도 무월경이 나타날 수 있다. 몸이 아주 허약하거나 빈혈이 심한 여성은 특별한 병증이 없더라도 무월경이 될 수 있으므로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살펴야 하고,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되었을 때 월경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지나친 음주나 흡연은 멀리 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대부분은 월경이 잠깐 멎었다가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몇 달이나 월경이 멎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볍게 여길 일만은 아니다.
빈혈과 혈액순환장애 때문에 생기는 무월경
한의학에서는 무월경을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빈혈성 무월경, 혈액순환장애성 무월경, 비만성 무월경, 정신성 무월경 등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빈혈성 무월경이란 외상, 또는 유산 등으로 출혈이 심했거나 아기를 많이 낳아 수유를 많이 한 경우, 또 과도한 섹스나 소화기기능의 부전으로 자궁의 혈액이 부족해져 생기는 것을 말한다. 빈혈성 무월경에는 팔물탕과 대영전이라는 처방이 잘 듣는다.
팔물탕은 인삼, 백출, 백복령, 당귀, 천궁, 숙지황, 감초 각 4.5그램을 끓여서 따끈하게 복용하는 처방으로 여기에 생강과 대추를 함께 넣고 달이면 더욱 좋다. 대영전은 숙지황 12~28그램, 당귀 8~20그램, 구기자와 두충 각 8그램, 우슬 6그램, 육계 4~8그램, 자감초 4~8그램이 들어가는 처방이다.
혈액순환장애도 무월경증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장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해 혈액이 원활히 순환하지 못한 탓에 자궁과 난소에 혈량이 부족해지거나, 자궁의 혈액이 완전히 자궁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자궁 안에서 그대로 응고되어 월경이 폐쇄되는 것이다. 이 밖에 월경 기간, 또는 산후에 찬 음식을 너무 많이 먹거나, 초경 때 찬물로 목욕을 한 경우, 그리고 정상 체온을 밑돌만큼 몸이 찬 경우에도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무월경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월경이 통하지 않고 날이 갈수록 아랫배가 부르면서 딱딱해진다. 속이 답답하고, 입 주위가 마르고, 손바닥이 화끈거리며, 허리나 배에 심한 통증이 오기도 한다. 이때 한방에서는 계지복령탕을 처방하는데, 계지복령탕은 어혈이 심한 경우의 처방이므로 어혈 증세를 확인한 뒤 써야 한다.
우엉은 성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여 오래된 피를 내보내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월경을 원활하게 하는데 좋은 약이 된다. 우엉을 껍질 때 다져서 거즈에 싼 뒤 찜통에 넣고 30분 정도 찐 다음 우엉의 1.5배 가량 되는 소주를 붓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마개를 꼭 닫아 햇볕에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서 익힌다 2개월가량 지났을 때 걸러 두고 하루 두세 번에 걸쳐 20~30ml씩 공복에 마시면 된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질 때도 생길 수 있는 무월경
정신성 무월경증도 드물지 않다. 정신성 무월경증이란 분노를 비롯하여 경악, 공포, 고민, 슬픔 등으로 받은 심한 충격 때문에 월경이 멎는 증세다.
원래 신경질이 많고 성격이 괴팍한 사람이 심한 정신적 자극을 받으면 가슴이 심하게 뛰면서 월경이 멎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정신성 무월경증이다. 아기를 몹시 기다리는 부인이 상상임신으로 월경이 멎거나, 반대로 임신에 대한 공포 때문에 심한 불안에 시달려 무월경증이 되고 마는 것도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정신성 무월경증으로 월경이 통하지 않으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감동을 잘 받으며 쉽게 놀란다. 또 가슴이 답답해지고 복부에 심한 통증이 생기며, 호흡이 가빠지면서 낯빛이 몹시 창백해진다. 더러 천식이 생기거나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독신 여성들이 오랫동안 성에 대한 욕망을 해결하지 못해도, 무월경증이나 월경불순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바람기가 싫어지고 온몸에 권태가 느껴지며, 열이 났다가 없어지고, 얼굴이 벌겋게 되면서 가슴이 답답해진다. 또 오후가 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밝은 곳이 싫어지는데,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면 증세가 오히려 심해진다. 이때는 다음과 같이 반하후박탕가미방이나 가미소요산변방 등을 처방할 수 있다.
-반하후박탕가미방: 한 첩을 기준으로 반하, 향부자, 소엽 각 8그램과 적복령, 창출 각 6그램, 후박 5그램, 진피 4그램, 자감초 2그램, 생강 7쪽, 대추 2알 등이 들어가며, 하루에 두 첩씩 달여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복용하면 된다.
-가미소요산변방: 당귀, 백출, 백작약, 백복령, 맥문동, 시호, 향부자, 택란, 목단피, 생지황, 강황, 치자, 황금 각 4그램과 박하, 감초 각 2그램이 들어가며, 복용할 때는 반하후박탕가미방과 같은 요령으로 달여 복용하면 된다.
비만성 무월경증도 있다. 지방질이 너무 많아 비대해지면 가래가 많아져 호흡이 가빠지면서 월경이 막혀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것이 비만성 무월경이다. 그렇지만 더러 비대하지 않더라도 일시적으로 가래가 많아져 무월경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도인승기탕이라는 처방이 좋다. 도인승기탕에는 대황 12그램, 계심, 망초 각 8그램, 감초 4그램, 도인(끝이 뾰족한 복숭아씨) 10개가 들어간다. 복용할 때는 망초를 뺀 나머지 약을 먼저 달여서 약물을 짠 뒤, 이 약물에 망초를 넣고 약한 불에 다시 달여야 한다. 그런데 도인승기탕은 다른 처방보다 약효가 훨씬 강력하므로 한의사와 잘 상의하여 신중하게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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