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불로, 황정(대잎 둥굴레, 낚시 둥굴레, 죽대 둥굴레)의 효험
인삼의 약리작용인 '비특이성 저항력 증대' 작용은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지만 일단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오랫동안 계속되는 것이 특징인데 그와 같은 작용을 '지효지속성'이라고 한다. 보약의 약리작용이 체질을 개선시키는 것이라면 체질이란 하루 이틀만에 갑자기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몇 달, 몇 년 걸려서 서서히 바꾸어진다는 것은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의 대사 관계로부터 쉽사리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보약이니 강장제니 하는 것이 진정으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지효지속성의 성질일 것이 예상된다. 강장제라고 먹었더니 대뜸 어디가 화끈 달아올라서 반응을 알게 되었다든지 벽에 붙어 있는 광고지처럼 '10일간 복용에 효과 장담'이라는 것 등은 모두 수상하고 몸 다치기 알맞은 약이라고 경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만물이 육성하는 황토'의 정이라고 하는 황정은 장생불로를 간판으로 하는 신설술에서도 최고의 보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옥렬이라는 신선은 황정을 먹고 338세에도 청년의 용모를 지녔고, 윤첩은 황정의 꽃을 계속해 먹어 수백세를 살았다는 등, 또 누구는 황정을 장복하고 승천하였다느니 하는 구절이 많으나 한결같이 10년 장복이니 평생을 먹었느니 그런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을 보면 보약 개념의 일단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황정은 우리나라의 여기저기서 나기도 하고 재배도 하는 백합과 식물인 '대잎둥굴레'의 뿌리인데 성분 분석 결과로는 알칼로이드성 반응물질도 들어있고 약리작용도 동물실험에서 혈압이나 혈당량 등에 작용을 미치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비위가 허약하거나, 마른기침, 폐결핵, 당뇨병 등에 효험이 있으나 아직 그것만으로는 불로장생이니 할 근거가 되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
현대과학이 정확한 데 있어서는 천하무적이지만 오랜 시간이 걸려야 증명될 수 있는 장기 효과라든지 일차원적인 직접적 관계가 아닌 다변수함수 관계를 규명해내는 데 있어서는 아직 만족할 만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양약에서는 보약이라는 개념이 없고 곧장 자극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약은 있을 수 있어도 장생불로약은 없는 것이 아닐까 한다.
황정은 근, 경, 화, 실 모두 약으로 사용하며 흔히는 뿌리를 하루 8~12g달여 먹기도 하고 장복하려면 뿌리를 솥에 쪄서 말린 것을 정력제로 사용한다고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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