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소년이 된다는 동자초 복령
한방 처방에서 흔히 사용되는 약재를 빈도가 큰 것부터 나열하면, 감초, 당귀, 복령, 진피, 인삼순이다. 감초야 '약방의 감초'라 어느 처방에나 자주 들어가게 마련인데, 감초는 이렇다 할 약효는 없고 다만 맛이 달기 때문에 탕약의 맛을 좋게 해주기 위한 교미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글리치르리진이라는 주성분이 부신피질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며 스트레스 해소와도 관계가 있다는 학설이 나돌면서 만능약으로서 감초를 다시 인식하기 시작했다.
복령(소나무를 벌채한 뒤 3∼10년이 지난 뒤 뿌리에서 기생하여 성장하는 균핵) 또한 처방 분석에서 세번째로 많이 사용될 뿐만 아니라 동의보감의 단방 양생보약으로도 올라 있다. 동자초라 오래 먹으면 홍안소년과 같아 어려진다고 하였으니 가히 매력적이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을 보면 "복령은 복령이며 소나무의 신령의 기가 복결된 것이라는 뜻"이라는 대목이 있는가 하면 "송진이 땅속으로 흘러들어가서 천년 만에 복령이 된다"는 거창한 표현도 있다.
복령은 베어 버린 소나무 뿌리에 3~4년에서 15~16년에 걸쳐서 생긴 일종의 혹이라고 할 수 있다. 큰 것은 어린애 머리만 하며 그 정체는 식물학상 불완전균류에 속하는 기생성균체로 밝혀지고 있다. 그 빛깔에 따라 백복령, 적복령 등 두 가지가 있고 중심에 소나무 뿌리를 에워싸고 있는 것을 복신이라고 한다.
성분 분석 결과에 의하면 파키모제라는 주성분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성분이 가려지고 있지만 어떻게 선약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균체로 되어 있는 한약에 전환이라는 것도 있는데 사람의 말소리를 알아듣는 응성충이라는 기생충을 없애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그것은 성분으로서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어 그 작용으로 유충을 구제하는 효력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작용이 단일한 치료약의 효과는 가려내기 쉬워도 작용이 복합적인 보약의 약효를 규명하기 힘든 것이 바로 한방 과학화의 어려운 점이며, 현대 의학도 괘를 크게 달리하진 않는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