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유지하는 황정
<동의보감>의 약물학편인 탕액편에 초본에 속하는 약재를 하로 나누어 267종을 기재하고 있는데 거기서도 황정이 맨 앞에 나타난다.
우연히 그런가 하고 보면 그 순서가 황정, 창포, 이삼, 천문동 등으로 되어 있어 모두 보약에 속하는 것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황정을 인삼보다도 먼저 기재하고 있는 것을 우연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얼굴이 좋아지며 늙지 않고 영양 상태가 좋아진다."
"보중익기하고 비위를 이롭게 하며 일명 선이반이라고도 한다."
현대의학에서도 병의 원인을 따지는 병인론이 중요하듯이 한방 의학에도 여러 가지 병인설이 있는 가운데 위장의 소화 기능이 나빠지는 것이 모든 병의 원인이 되므로 위장을 튼튼히 하여 전신의 영양상태를 좋게 해 주면 만병을 고칠 수 있다는 학설이 원나라 때 이동원이라는 사람에 의하여 주장되었다.
<동의보감>의 여기저기에 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병 치료 또는 양생의 근본은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대목이 많은 것을 보면 허준 선생도 같은 사상을 지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방에서 위장이 전신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다 하여 중이라 하고 있는 것은 위장이 생명 영위의 중심이 된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한방 처방 중에는 '중'자 붙는 것이 많아 예컨대 이중상, 소건중상, 대건중상, 당부건중장, 보중익기장등은 모두 소화 기능을 좋게 하는 약물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황정의 약효를 말하는 가운데 보중익기라는 것도 "위장을 튼튼하게 하여 기운을 돕는다"는 뜻이 될 것이 아닌가.
소화기를 표현하는 비위의 비는 오늘날의 해부학적 비장을 그대로 칭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여튼 비가 소화기능을 관장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비를 보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며 비는 오행설의 토에 해당되므로 위장을 튼튼히 하는 것이 만사의 근원이 된다는 이동원학파를 보토파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재미나는 일은 황색은 오행설의 토에 해당되는데 만물을 육성하는 흙이 누런색이니 달걀 노른자위, 대두등에 영양 가치가 높은 것도 황색이기 때문이며 황정도 그래서 보약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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