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과 야뇨증에 특효인 은행
수령 수백년의 정정한 은행나무는 가장 동양적인 운치 있는 풍경을 자아낸다. 은행나무를 공손수라고 하는 것은 어버이대에 심은 것이 손자대에나 가서야 열매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며 잎 모양이 오리 같다고 하여 압각수라고도 한다.
식물학적으로는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정도로 특이한 존재인데다가 자웅이주로 되어 있고 수꽃에서는 하분이 아니라 정충이 나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안상에서 인기가 있는 은행열매의 비취색 모습과 향미는 천하일품이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독작용이 나타나며, 한꺼번에 150개 이상을 먹으면 발열, 구토, 호흡곤란이 일어나고 생명에까지 위협을 준다는 보고가 있으니 아무리 좋더라도 지나치면 해롭다.
성분으로는 영양가 있는 탄수화물이 30% 이상에 단백질, 지방질, 당류 등이 들어 있고 비타민도 A, B1, C, D의 전구체인 에르고스테린등이 함유되어 있다. 주로 열매 껍질에 들어 있는 빌로볼 및 킹코산은 마치 옻나무 진처럼 피부에 알레르기 염증을 일으키게 한다. "생식즉극인후 소아식지발경"이라 한 대목은 은행을 바로 먹으면 목구멍에 자극을 일으키고 어린애들이 먹으면 경기를 일으킨다는 것이나 하여튼 무턱대고 집어먹을 성질의 열매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은행은 일명 백과라고도 하며 독성이 있다. 폐와 위의 탁기를 깨끗이 하고 천식을 가라앉히며 기침을 멈춘다."
언제나 한방의학적 표현에는 상징적인 표현, 예컨대 '탁한 기'등이 많아 과학적으로 볼때는 불분명하게 느껴지는 것이 한방의 과학화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재미나는 일은 옛날 중국에서는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시집갈 때 은행 구운 것 10여개를 먹이는 습관이 있었는데 도중에 소변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네댓 시간 동안 소변을 참아야 할 때는 한번 시험해 볼 만하며 어린애들 야뇨증에 먹여도 특효가 있다고 하나 약리학적 근거는 밝혀지지 않았다.
은행을 까서 기름에 재워 석 달쯤 지난 것을 매일 한개씩 먹으면 폐결핵에 좋다는 민간요법도 있고, 잎사귀에는 플라보노이드, 긴놀, 시킴산등의 성분이 들어 있어 항균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은행잎은 모양도 예쁠 뿐만 아니라 책갈피에 서표로 끼워 놓으면 책벌레 좀먹는 것도 방지가 된다니 독서 애호가들은 알아둘 만하다. 은행잎은 제약 원료로 독일에도 수출된다고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