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와 여성의 히스테리를 다스리는 대추
대추는 갈매나무과에 들어가는 활엽교목의 열매로, 황록색 꽃이 지고 난 뒤 타원형으로 발갛게 익는다. 채 익지 않은 파란 대추에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고, 마른 대추에는 칼슘과 인 따위가 풍부하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일찍이 여러 처방에 약재로 넣어 왔다.
대추는 오장의 기능을 튼튼히 하고, 심장의 기능을 도와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조절한다. 그리고 신경을 안정시키고 폐와 기관지의 작용을 도와 기침을 멎게 하면서 메마른 목을 풀어 준다. 또한 소화 흡수율을 높여 주고 변비를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정신적, 심리적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을 다스리는 대추
대추가 신경을 안정시키고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돕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현대 한방에서는 여성의 히스테리를 치료하는 처방에 대추를 쓰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여성의 스트레스를 장조증이라 한다. 장조증처럼 정신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병에는 독신병, 간궐증, 기역, 중기, 기울, 가통 등이 있다.
독신병은 과부나 여승들처럼 홀로 기거하는 여성에게 흔히 찾아오는 병으로, 증세가 다양하여 얼굴에 열이 훅 달아올랐다가도 어느새 오싹 추워지기도 하고, 머리가 무겁거나 어지럽기도 하며, 몸이 노곤하여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월경을 할 때는 그 증세가 더욱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간궐증은 감정의 동요가 심해 걸핏하면 노여움을 타고, 쉽게 울음을 터트리게 되는 병증인데, 어떤 사건에 부딪히면 갑자기 손발이 싸늘해지면서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한다. 예로부터 이렇게 정신적, 심리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에는 대추가 좋은 약이 된다고 하였다.
불면증에도 대추가 좋다. 그러니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대추차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은데, 차를 끓일 때는 대추에 파의 흰 뿌리를 함께 넣어 끓이면 효과가 훨씬 나아진다. 기침이 심할 때는 발갛게 익은 마른 대추를 우유에 넣어 달인 뒤 우유가 잔뜩 밴 대추를 1개씩 씹어 먹으면 잘 멎는다. 이렇게 우유에 넣어 달인 대추는 목이 바짝바짝 타면서 빈혈로 어지럼증이 심하거나 입술이 틀 때도 좋은 약이 된다.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대추와 돼지고기를 술로 끓은 뒤 꼭 짜 두고 날마다 조금씩 먹는 것도 좋다.
대추는 허약한 몸을 튼튼히 하고 얼굴을 윤기 있게 가꾸는 작용이 대단하다. 그래서 인삼에 대추를 넣고 차로 끓여 복용하면 체력이 강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피부가 고와진다. 임신부가 대추를 구워 먹으면 뱃속의 태아가 튼튼히 자라며, 산모의 신체기능이 모두 원활히 이루어진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옛부터 대추를 부부 화합의 묘약이라고 했으며, 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빨리 늙는다 했다.
히스테리, 불면증, 신경계통 질환에 특효인 대추
영특하고 단단한 사람을 별명 지어 '대추씨'라고 하는 말이 있다. 대추씨는 조인 또는 진조인이라고 하여 약으로도 사용되지만 더 좋은 것은 열매를 과일로는 먹지 못하는 씨만 큰 산조인이라는 것이 있다.
울고 불고 비관하는 히스테리증에 아주 특효가 있다는 현대 약리학자들이 연구도 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생약재배 붐을 타고 가장 수익성 많은 것이라고 하여 산조인 심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한 가지 모를 일을 '감맥대조탕'이라는 한방 처방이 있는데 "신경이 흥분되기 쉽고 잘 노하고 비상제읍하는" 히스테리 등 신경계통 질환에 진정제로 특효를 나타낸다고 하는데 처방 내용은 산조인에 밀(소맥)과 감초를 곁들인 세 가지 성분으로 되어 있는 지극히 간단한 것이다.
실제로 약을 만들어 달여 놓은 것도 먹기 좋은 보리차 비슷하다. 어디서 그런 약효가 나오는 것인지 추측할 수 없지만 한방에서는 아주 귀하게 치는 처방이니 이런 것부터라도 현대 약물학적인 검토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양비 안중 보오장"
"위기를 편하게 하며 위장을 튼튼히 하니 상식함이 좋다."
"12경맥을 도와서 경의 부족을 보한다."
이런식으로 대추의 효능을 기재하고 있는 반면에 또 이런 대목도 있다.
"다식손치 세안색 화백약 보중익기 : 얼굴 피부를 곱게 하며 모든 약과 모두 배합되고 소화기능을 도와 원기를 돋운다"고 한것까지는 좋으나 '다식손치' 즉, 많이 먹으면 이를 해친다고 한 것은 무엇일까.
대추의 성분으로는 여러 가지 당류, 유기산, 점액질, 타닌등이 들어 있는데 산조인 씨앗의 신경에 대한 약리작용 물질은 무엇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대추 10개에 인삼 3g을 물 2컵을 넣고 달여서 한 컵이 되었을때 설탕을 넣고 마시면 자양강장차로 그만이며, 병후 쇠약이나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아주 십상인 음료이다.
또 대추 10개에 파밑동 서너 개를 넣어 물 2컵을 두고 끓여 한 컵이 되었을때 취침 전에 마시면 전신쇠약으로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음료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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