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 생활> 의사가 쓰는 자연요법
2. 부종, 염분 섭취량 줄이면 예방
인간의 육체는 70%가 물. 인간의 몸 속 세포 안에, 세포와 세포 사이에 물이 들어있다. 혈관 속과 머릿속, 척추 속 등 물이 들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 그만큼 물은 생명을 영위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우리 조상들이 "하루에 물 두되를 마시면 만병이 사라진다."라고 말한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의사들도 "하루에 적어도 1.5ℓ 정도의 물을 마셔야 세포 속에 축적된 독소를 씻어낼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옹달샘에 고인 물이 썩듯 우리 몸 속에 있는 물도 오랫동안 고여서 흐르지 않으면 「썩은 물」이 된다. 우리 몸속의 이 썩은 물 때문에 생체 효소들은 마비되며, 세포들은 새롭게 재생할 능력을 잃게 된다. 또 독소가 쌓여 인간은 늙고 피곤하며 힘이 없어지게 된다.
우리 몸 속에 있는 물이 하수구 빠지듯 잘 빠지지 않고, 불필요하게 고여있을 떠 「부종」이 생긴다. 중년 여성이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 끼고 있던 반지가 손가락에 들어가지 않고, 눈자위는 부어서 부석 부석해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침과 저녁 사이에 체중 차이도 크게 벌어지게 된다. 부종의 대표적 증상들이다.
부종을 일으키는 원인은 많다. 음식에 소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거나, 호르몬 분비가 변할 때, 임신을 했을 때나 월경 직전에 부종이 생긴다. 그러나 이것은 생리적으로 생기는 일시적인 부종이다. 지나친 동물성 지방을 섭취했을 때도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과다한 수분이 고이기도 한다.
가벼운 부종은 누구나 가끔씩 경험하지만, 부종을 일으키는 원인이 제거되면 곧 사라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빈도가 잦고 붓는 정도가 좀 심한 경우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고혈압, 심부전증, 신부전증, 폐수종 등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부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염분 섭취량을 줄이고 칼륨(포타슘)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염분은 부종을 일으키는 主犯(주범) 이다. 그러나 칼륨은 세포막에서 염분과 서로 상쇄(相殺)되기 때문에 부종의 예방과 치료에 적격이다.
칼륨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감자를 들 수 있다. 북유럽 사람들이 신선한 감자를 즙을 내 부은 얼굴이나 손에 바르는 것도 그만큼 감자에 칼륨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민들레 잎을 녹즙으로 만들어 마시거나, 잎을 말려 차로 만들어 상복했다. 민들레 잎에도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 외에 참외와 시금치, 바나나, 버섯 등의 야채와 요구르트에도 칼륨이 풍부하며, 신선한 과일주스에도 칼륨이 많이 포함돼 있다.
몸속에 있는 과다한 수분을 배설해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엉뿌리는 자연이 선물한 가장 훌륭한 이뇨제. 우엉 삶은 국을 하루 몇 차례 마셔서 배뇨로 몸속의 물을 배출해 내면 된다. 우리나라에선 예로부터 소변을 누지 못해 고생하는 사람에게 우엉 뿌리 삶은 물을 먹여 소변을 보게 했다.
소금을 푼 뜨거운 물 속에 배꼽 아랫부분을 담그는 목욕을 하는 것도 노폐물을 배설하는데 효과가 있다. 스위스를 비롯한 북유럽과 이스라엘 사해 주변지역에선 예로부터 이런 방법으로 부종을 치료해왔다. 이들 지역엔 아직도 소금물 좌욕탕이 있는 목욕탕이 많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을 1주일 이상 계속해도 부종이 가라앉지 않고, 배나 다리를 손가락으로 세게 눌러도 피부가 제대로 탄력을 되찾지 못할 때는 의사를 찾아 부종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는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신장이나 심장에 이상이 있을 경우엔 이런 방법을 아무리 시행해도 부종이 낫지 않는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이나 신장의 질병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 이상호 우리들병원장, 신경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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