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 생활> 의사가 쓰는 자연요법
3. 두부 먹으면 유방암 예방 효과
갱년기 여성에게 찾아드는 각종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에스트로겐 호르몬 요법이 확산됨에 따라 유방암 비상이 걸렸다. 에스트로겐 요법은 골다공증, 노화(老化), 발한(發汗), 불면증, 심장질환, 성욕감퇴 등 여러 가지 심각한 갱년기 장애를 예방·치료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갱년기 여성에 대한 「만병통치약」 격인 에스트로겐은 그러나 유방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결정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에스트로겐 호르몬 요법에 대한 특집 기사에서 「에스트로겐과 화학 프로게스테론을 사용할 경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32~46% 정도 높아진다」는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의 통계를 인용, 에스트로겐 요법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모든 여성에게 암 검진사업을 받도록 했지만, 3분마다 1명이 유방암으로 숨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암의 예방·치료법이 눈부시게 발달했지만, 유방암 사망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바로 에스트로겐 때문이다. 이때문에 의학계에선 에스트로겐 요법을 실시하느냐 마느냐 논란도 많았지만, 최근엔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에스트로겐 요법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심각한 딜레마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높은 에스트로겐 요법을 받아야만 하는가?
이런 고민에 빠져있는 환자에게 나는 항상 "1주일에 3번 두부를 먹으면 된다"라며 에스트로겐 요법을 옹호하고 있다. 노란 콩을 이용해 만드는 두부엔 유방암 발생을 억제시키는 '제니스타인'이란 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유방세포 표피에서 호르몬 수용체와 결합해 유방암을 일으키는데, 식물 속에 많이 들어있는 '이소플라벤'이란 물질이 에스트로겐의 이 같은 암 유발 작용을 억제시킨다. 약 4천여 종류에 달하는 이소플라벤 중 가장 강력한 유방암 억제물질이 바로 제니스타인. 제니스타인은 유방암을 예방할 뿐 아니라 악성 유방암세포를 정상으로 바꾸는 강력한 치료효과까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핀란드 헬싱키대학의 헤르만 크루츠교수팀이 두부를 먹지 않는 유럽인과 두부를 일주일에 3번 이상 먹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조사대상 일본인 가운데 유방암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크루츠 교수는 그 이유를 두부 속의 제니스타인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미국 알라바마대학의 스티븐 반즈 교수도 노란 콩을 많이 먹는 남미 사람들에게서 유방암이 적은 것은 노란 콩 속의 제니스타인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비타민E와 B6도 유방암 발생을 예방·억제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팀은 임의로 추출한 34명의 유방암 환자 중 17명에게는 가짜 약(플라시보)을, 다른 17명에게는 비타민E를 매일 6백 IU씩 두 달간 투여했다.
그 결과 비타민E를 투여한 17명 중 15명에게서 현저하게 유방 섬유종의 치료 효과가 있었다. 비타민E는 또한 유방암 발생을 억제하는 에스트리올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수치를 높이는데 효능이 있었다. 비타민E는 참깨, 들깨, 호두, 잣, 해바라기씨 등에 많이 들어있다. 이것을 날 것으로 먹으면 효과가 좋다.
비타민B6는 유방세포내에서 에스트로겐이 독소를 배출하는 것을 막아, 유방암 발생을 억제한다. 비타민B6는 통밀, 통보리, 맥아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 이상호 우리들병원장, 신경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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