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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슬기로운 의사 생활> 7. 지방질 너무 피하면 오히려 '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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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 생활> 의사가 쓰는 자연요법

 

7. 지방질 너무 피하면 오히려 '病'



많은 사람들은 자식들에게 더 나은 교육과 더 많은 유산을 베풀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고 어떤 유산을 남겨줘야 할까.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는 지름길은 어릴 때부터 영양을 제대로 공급해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도 바로 튼튼한 몸이다.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변하면서 비만한 어린이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 성인병인 동맥경화증 어린이도 늘고 있다. 동맥경화증은 혈중 콜레스테롤치가 높기 때문이며, 콜레스테롤치를 높이는 주범은 지방. 때문에 어릴 때부터 지방 섭취를 줄이거나 아예 채소만 먹이는 부모들도 많아졌다. 극성스러운 부모들은 "여자아이가 날씬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세때부터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라며 채소만 먹이며 운동을 시킨다.

미국의 소아과 의사 제이 고든도 그의 최근 저서 < 오늘의 좋은 음식, 내일의 튼튼한 아이>에서 "동맥경화를 예방하려면 어릴때부터 하루 총칼로리의 17% 이하로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물론 지방섭취가 과도하게 많은 것은 좋지 않다. 요즘 어린이들은 김치나 된장보다 햄버거와 피자의 맛에 익숙해있기 때문에 어린이의 지방 섭취를 일정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린이나 청소년의 지방 감량 다이어트는 영양부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신중해야 한다. 특히 태어나서 만 두 살까지는 두뇌의 발달에 지방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방 섭취를 무조건 막는 것은 좋지 않다.

캐나다 퀘벡 쉐부르크의과대학 영양연구팀의 J.S 보베키 박사 부부와 L. 마키 박사는 어린이에게 있어 지방과 영양과의 상호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3세 된 어린이 5백 명을 3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3년 동안 첫째 그룹 아이들에겐 총 칼로리 중 지방을 30% 미만으로, 둘째 그룹은 30~40%, 셋째 그룹은 40% 이상 섭취케 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4개월마다 미네랄과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의 혈중 함량을 조사한 결과, 지용성인 비타민 A, D와 E의 수치가 첫째 그룹에서 눈에 띄게 낮았고, 둘째 그룹과 셋째 그룹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베키 박사 등은 "어린이 들의 지방 섭취가 총칼로리의 30% 미만일 경우엔 비타민 등의 결핍을 초래해,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40% 이상일 때는 비만, 동맥경화 등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30~40%가 가장 바람직하다"라고 결론 내렸다.

핀란드 국립건강연구소는 3~15세의 어린이 1만5천명의 혈액을 뽑아 혈액 속의 지용성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 함량을 기록한 후, 15년 뒤 그들의 건강상태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영양이 불충분했던 어린이 중 상당수가 15년 뒤 암이나 동맥경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핀란드 연구팀들은 어릴 때 지방 섭취가 너무 적으면 비타민의 결핍을 초래해 건강상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했다. 최근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행동성향과 지능이 유전인자 보다 영양 불균형과 더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때문에 부모들은 어린이에게 무조건 지방 섭취를 줄이게 하기보단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 섭취를 방해하는 탄산음료, 설탕, 단 우유제품 등을 못 먹게 하고 대신 씨앗 기름, 정어리 같은 등 푸른 생선을 먹여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 이상호 우리들병원장, 신경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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